존경하는 불자님들과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들께 합장 인사드립니다.
우리 민족은 오랜 세월 동안 분단의 아픔 속에서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하나이며, 하늘과 땅이 이어지듯 남과 북도 결국 하나로 귀결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가르침은 경계를 허물고, 모든 생명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일깨워 줍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평화와 통일을 향한 불교적 실천이야말로 오늘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하고 숭고한 과제라 생각합니다.
평화통일불교협회는 1992년 출범 이후 “밥이 통일이다”라는 구호 아래, 분단의 고통 속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한 끼의 국수를 전하는 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포애를 실천하고 인연을 이어가는 수행의 길이었습니다. 그 결과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금강국수공장을 건립하고, 북한 동포들에게 국수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뜻깊은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금강산 신계사와 개성 영통사 복원, 북한 사찰의 단청불사와 법구 지원 등은 불교문화유산의 보전뿐 아니라, 남북 불자들의 마음을 잇는 소중한 다리가 되었습니다. 남과 북의 불교도들이 함께하는 합동법회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하나의 불심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자리로 발전해왔습니다. 이는 불교의 평화정신이 민족통일의 초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전쟁과 분열, 환경과 빈곤의 문제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 불교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심을 행동으로 옮기고,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와 연민으로 품는 것입니다. 평화통일불교협회는 앞으로도 남북 교류와 인도적 지원, 학술과 문화사업을 통해 통일을 준비하는 불교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것입니다.
저는 평생을 통해 배운 진리는 ‘함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일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불심으로 하나 되어 평화통일의 인연을 짓는 수행자가 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끝으로, 평화통일불교협회의 모든 활동이 불자님들의 신심과 원력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기도와 동참이 통일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모든 중생이 행복하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발원하며,
항상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가 함께하시길 축원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평화통일불교협회 이사장
법타 합장
